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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몬스터 vs 블루엘리펀트, 디자인 모방의 대가
변리사 노지혜

지난 2월, 유명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의 제품 디자인을 베껴 대량 판매한 혐의로 ‘블루엘리펀트’의 대표가 구속되었다.
‘블루엘리펀트’는 2019년에 설립된 국내 아이웨어 브랜드로, 저가의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여 ‘가성비 젠틀몬스터’로 불리울 만큼, 그간 제품 디자인과 매장 콘셉트가 ‘젠틀몬스터’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젠틀몬스터’는 ‘블루엘리펀트’가 자사 인기 제품들의 형태와 부속품, 매장 연출 등을 지속적으로 모방했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고, 검찰은 ‘블루엘리펀트’ 측 관계자들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였다.
이에 ‘블루엘리펀트’는 “안경이 인체공학 구조상 유사한 형태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특수성”을 강조하며 부정경쟁행위가 아니라는 점을 어필했지만, 결국 ‘젠틀몬스터’의 제품 사진을 찍어 짝퉁을 만들고, 매장 분위기, 안경 케이스까지 모방한 모든 정황이 고려되어 상품 형태 모방으로 형사 처분을 받게 되었다.
 


▲ 블루엘리펀트가 모방한 파우치와 젠틀몬스터가 2021년 공개한 파우치   출처: TIN뉴스


그동안 패션·잡화·아이웨어 업계에서는 제품 수명이 짧고 신제품 출시 속도가 빠르다는 이유로, 개별 제품마다 디자인권을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인식이 있었다. 실제로 많은 브랜드들이 법적 권리화보다는 출시 속도, 마케팅, 유통력, 브랜드 팬덤으로 경쟁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등록 여부와 별개로, 일정한 조건 아래에서는 제품 형태 자체도 보호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확인시켰다.
모방여부의 판단 방식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검찰은 3D 스캐닝 등 정밀 비교를 통해 제품 간 유사성을 분석하였다. 과거에는 “느낌이 비슷하다”, “업계에서 흔한 디자인이다”, “누가 봐도 다른 브랜드다”와 같은 감각적 언어가 분쟁의 중심에 있었다면, 이제는 수치화된 비교와 객관적 데이터가 판단의 무게를 더하고 있다는 의미다. 앞으로 디자인 분쟁은 더 이상 이미지 몇 장을 놓고 여론으로 다투는 시대가 아닐 수 있다.
이번 사건은 후발 브랜드 기업들에게 적지 않은 메시지를 준다. 시장에서는 종종 선도 브랜드가 트렌드를 만들고, 후발 브랜드가 이를 대중화하는 구조가 반복된다. 가격 접근성을 높이고 소비자 선택지를 넓힌다는 측면에서 이러한 흐름 자체를 모두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그러나 특정 브랜드의 대표 제품 형태, 패키지, 매장 분위기, 커뮤니케이션 방식까지 결합적으로 닮아가기 시작하면 이야기는 달라지며 이번 사건과 같이 책임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선도 브랜드 기업에게도 시사점이 있다. 제품 외형, 패키지, 공간 디자인 등을 지식재산권 보호의 관점에서 다층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젠틀몬스터’와 ‘블루엘리펀트’ 사건은 어느 한 회사의 승패로만 끝날 문제가 아니다. 이 사건은 한국 소비재 시장이 이제 ‘빠르게 따라 만드는 경쟁’에서 ‘고유한 것을 만들어 지키는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기업들이 다시 고민해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무엇을 권리로 확보하고 지켜낼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