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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발명의 신규성·진보성 판단기준 – 대법원 2026. 3. 12. 선고 2024후10979 판결 【등록무효(특)】
변리사 김정택

【사건의 개요】
본 사건은 '다환 방향족 유도체 화합물 및 이를 이용한 유기발광소자'에 관한 특허(제10-2094830호)에 대한 등록무효심판 및 소송과 관련된다. 피고(무효심판 청구인)는 이 사건 정정발명이 선행발명(한국 공개특허공보 제10-2017-122296호, '다환 방향족 화합물')에 의해 신규성·진보성이 부정되고 명세서 기재불비의 무효사유가 존재한다고 주장하였다. 특허심판원은 정정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된다는 이유로 등록 무효심결을 하였으나, 특허법원은 이를 취소하였고,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보아 피고의 상고를 기각한 사건이다.

【선택발명의 신규성 및 진보성 판단기준】
1. 신규성 판단기준
선택발명의 신규성이 부정되기 위해서는 선행발명에 해당 하위개념이 구체적으로 개시되어 있어야 하거나, 통상의 기술자 선행발명과 출원 당시의 기술상식을 기초로 직접적으로 그 존재를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건이 요구된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대법원2024후10979).

2. 진보성 판단기준
 1) 구성의 곤란성 및 효과의 현저성
선택발명의 진보성 판단에 있어서는, 선행발명에 특허발명의 상위개념이 공지되어 있는 경우에도 구성의 곤란성이 인정되면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으며, 나아가 구성의 곤란성 여부의 판단이 불분명한 경우라도, 특허발명이 선행발명에 비하여 이질적이거나 양적으로 현저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면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는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대법원 2021. 4. 8. 선고 2019후10609 판결 참조).

 2) 구성의 곤란성 판단
구성의 곤란성을 판단할 때에는 선행발명에 이론상 포함될 수 있는 화합물의 개수, 통상의 기술자가 선행발명의 화합물 중에서 특정 화합물이나 치환기를 우선적으로 또는 쉽게 선택할 사정이나 동기 또는 암시의 유무, 선행발명에 구체적으로 기재된 화합물과 특허발명의 구조적 유사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대법원 2021. 4. 8. 선고 2019후10609 판결 참조).

 3) 효과의 현저성 판단
효과의 현저성은 특허발명의 명세서에 기재되어 통상의 기술자가 인식하거나 추론할 수 있는 효과를 중심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만일 그 효과가 의심스러울 때에는 특허권자도 출원일 이후에 추가적인 실험 자료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그 효과를 구체적으로 주장·증명할 수 있으나, 이때 추가적인 실험 자료는 명세서 기재 내용의 범위를 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대법원 2021. 4. 8. 선고 2019후10609 판결 참조).
특히 대법원은 2021. 4. 8. 선고 2019후10609 판결을 통하여, '선택발명의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기 위해서는 하위개념들 모두가 선행발명과 질적으로 다른 효과 또는 양적으로 현저한 효과를 가져야 한다'는 종래 법리는 구성의 곤란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사안에 관한 것임을 명확히 하였다.

【사실관계 정리 및 법리 적용】
1. 사실관계
이 사건 제1항 정정발명은 특정 구조를 갖는 다환 방향족 유도체 화합물(특히 [화학식 A-3] 등)을 대상으로 하는 유기발광 재료에 관한 것이다.
선행발명은 아릴환 및 헤테로아릴환을 포함하는 일반식(마쿠쉬 구조)을 통해 매우 광범위한 화합물군을 포괄적으로 개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선행발명은 다양한 환 구조 및 치환기의 조합 가능성만을 제시할 뿐 이 사건 발명과 같은 구체적인 결합 구조(예: 특정 환의 축합 순서 및 치환기 조합)를 명시적으로 개시하지는 않았다.
또한 선행발명에는 수많은 조합 가능한 화합물이 존재하며, 특정 구조를 우선적으로 선택할 근거는 제시되어 있지 않았다.

2. 법리 적용
 1) 신규성 판단 – 구체적 개시 부재, 직접적으로 인식 불가
법원은 선행발명은 상위개념(광범위한 일반식)만을 개시하고 있을 뿐, 이 사건 발명의 구체적 구조적 특징은 명시적으로 개시되어 있지 않으며, 통상의 기술자가 선행발명으로부터 해당 구조를 직접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정도에도 이르지 않으므로, 이 사건 발명은 선행발명에 의해 신규성이 부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2) 진보성 판단 – 구성의 곤란성 및 효과의 현저성 인정, 선행발명에 선택의 동기 부재
법원은 i) 선행발명은 매우 광범위한 화합물군을 포함하고 있어 특정 화합물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선택과 조합이 필요하며, 이는 통상의 기술자에게 용이하지 않고(구성의 곤란성 인정), ii) 선행발명에는 특정 구조를 선택하도록 하는 기술적 동기나 암시가 존재하지 않으며(선택의 동기 부재), iii) 이 사건 발명은 외부 양자효율 및 장수명 등에서 유의미한 효과를 가지며, 이는 단순한 구조 변경 이상의 기술적 의의를 가짐(효과의 현저성 인정)을 이유로, 발명의 진보성을 인정하였다.

3. 소결
대법원은 이 사건 정정발명이 선행발명에 의하여 신규성 및 진보성이 부정되지 않고, 명세서 기재불비의 무효사유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보아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판결의 의의】
본 판결은 선택발명, 특히 화학발명에 관한 판단기준을 명확히 재확인한 판례이다.
첫째, 선택발명의 신규성 판단기준을 엄격히 적용하여, 단순한 상위개념의 개시만으로는 신규성이 부정되지 않음을 명확히 하였다.
둘째, 진보성 판단에서 구성의 곤란성과 효과의 현저성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판단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특히 화학분야에서는 효과가 비자명성 판단의 핵심 요소로 기능함을 재확인하였다.
셋째, 마쿠쉬 형식으로 표현된 광범위한 선행발명에 대해서는, 단순히 포함 가능하다는 사정만으로 특정 화합물의 도출 용이성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본 판결은 화학·재료 분야 특허 실무에서 선택발명의 권리범위 설정, 효과 데이터의 중요성과 관련하여 중요한 기준을 제시한 판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