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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권리자 출원에 따른 디자인등록 무효사유 및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의 확인의 이익 – 대법원 2026. 1. 15. 선고 2022후10401 판결, 대법원 2026. 1. 15. 선고 2022후10418 판결
변리사 안희경

1.사건의 개요
이 사건은 입체롤러 형상의 디자인으로 등록받은 디자인출원(이하 “이 사건 등록디자인”이라 함)이 무권리자 출원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실제 실시되지 않는 디자인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의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는지가 문제된 사안이다.
원고는 휴대전화 보호필름 부착장치에 사용되는 입체롤러를 제작하면서 해당 형상의 디자인을 출원하여 등록을 받았다. 한편 소외 회사들은 공동개발 과정에서 아령 형상에 양 끝 방향으로 2단의 단차가 형성된 입체롤러 형상의 디자인들(이하 “대상디자인들”이라 함)을 개발하여 제작·납품하였다. 이후 원고는 소외 회사로부터 전달받은 대상디자인들을 기초로 일부 형태를 변형한 제품을 제작하고 이를 출원하여 이 사건 등록디자인으로 등록받았다.
이에 피고는 이 사건 등록디자인이 대상디자인들의 단순 변형에 불과하여 진정한 창작자에 의한 출원이 아니므로 무권리자 출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등록무효를 구하였다.
한편 별개의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의 디자인권을 전제로 특정한 확인대상 디자인을 특정하여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였으나, 해당 확인대상 디자인이 실제 원고가 실시하고 있는 디자인과 동일한지 여부 및 확인의 이익 인정 여부가 함께 쟁점이 되었다.

2. 대법원의 판단
 가. 이 사건 등록디자인이 무권리자 출원에 해당하는지 여부
대법원은 디자인보호법상 ‘디자인을 창작한 사람’이란 물품의 형상·모양·색채 등의 결합으로 시각을 통하여 미감을 일으키는 디자인의 창작행위를 한 사람을 의미한다고 전제하였다.
이 사건에서 대상디자인들은 소외 회사 직원들과의 논의 및 개발 과정에서 창작된 것으로 인정되고, 원고는 소외 회사로부터 전달받은 대상디자인을 기초로 입체롤러를 제작하면서 일부 형태만을 변형하여 출원한 것으로 보았다.
구체적으로 이 사건 등록디자인은 대상디자인들과 비교하여 단차 사이의 경사도와 폭이 다소 완만해지고 길어졌으며 외피 두께가 일부 두꺼워지는 등의 차이가 있으나, 전체적으로 아령 형상과 양 끝 방향으로 2단의 단차가 형성된 형태라는 기본적인 형태와 미감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
대법원은 대상디자인들 자체도 단차의 경사도나 폭 등에 일정한 차이가 존재하고, 외피 두께 역시 재질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변형은 통상의 디자이너가 흔히 취할 수 있는 정도의 설계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또한, 이러한 변형이 시각을 통하여 일으키는 전체적인 미감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대상디자인들의 형태 일부를 위와 같이 변형한 행위를 두고 이 사건 등록디자인의 창작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창작행위로 평가할 수 없고, 원고가 대상디자인의 창작자 또는 그 승계인이라고 인정할 자료도 없는 이상, 이 사건 등록디자인은 무권리자의 출원으로 등록된 디자인에 해당하여 무효사유가 인정된다고 보았다.

 나. 무권리자 출원과 공지 여부의 관계
대법원은 무권리자 출원에 따른 디자인등록 무효사유는 출원인이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지 아니하였는지를 요건으로 할 뿐, 해당 디자인이 출원 전에 공지되었거나 공연히 실시된 디자인에 기초한 것인지 여부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즉, 권리귀속의 문제와 신규성·공지 여부의 문제는 별개의 판단 요소라는 점을 명확히 하였다.

 다.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의 확인의 이익 여부
대법원은 디자인권자가 특정한 확인대상 디자인을 지정하여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한 경우, 확인대상 디자인과 피심판청구인이 실제 실시하고 있는 디자인 사이에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으면 설령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심결이 확정되더라도 그 효력은 특정된 확인대상 디자인에만 미친다고 보았다.
따라서 피심판청구인이 실제로 실시하지 않는 디자인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 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며, 확인대상 디자인과 실시 디자인의 동일성은 사실적 관점에서 판단되어야 하고 양 디자인이 사실적으로 같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 동일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라. 결론
대법원은 이 사건 등록디자인이 대상디자인의 단순한 변형에 불과하여 진정한 창작자 또는 그 승계인에 의한 출원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무권리자 출원에 해당하여 무효사유가 인정된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보았다. 또한 실제 실시되지 않는 디자인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 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각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

3. 시사점
본 판결은 공동개발 또는 납품 과정에서 형성된 선행 디자인을 기초로 일부 형태만을 수정하여 출원한 경우, 그 변형이 통상의 디자이너가 용이하게 취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고 전체적인 미감에 실질적 차이가 없다면 창작행위가 부정되어 무권리자 출원에 해당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한 판례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디자인의 창작자 판단에 있어 단순한 형태 변경이나 설계상 미세한 수정만으로는 창작성이 인정되기 어렵고, 해당 변형이 전체적인 미감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였는지 여부가 핵심적인 판단기준이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또한 대법원은 무권리자 출원에 따른 디자인등록 무효사유는 출원인이 디자인등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지지 아니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할 사항일 뿐, 대상디자인들이 출원 전에 공지되었거나 공연히 실시되었는지 여부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보았다. 즉, 대상디자인들의 공연실시 여부와 관계없이 권리귀속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무권리자 출원에 따른 무효사유가 성립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한 점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아울러 권리범위확인심판과 관련하여 실제로 실시하지 않는 디자인을 확인대상으로 특정한 경우에는 확인의 이익이 인정되지 않아 심판청구 자체가 부적법하게 될 수 있음을 재확인하였다는 점에서, 향후 디자인 분쟁 실무에서 확인대상 디자인의 특정 및 실시 동일성 입증의 중요성을 강조한 판결로 평가된다.
따라서 본 판결은 ① 디자인 창작자 및 실질적 창작 기여 판단기준, ② 무권리자 출원과 공지·공연실시 여부의 무관성, ③ 권리범위확인심판에서의 확인의 이익 요건을 종합적으로 제시한 판례로서, 향후 디자인 무효심판 및 권리범위 분쟁 실무에 있어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