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Court of Appeals for the Federal Circuit, CAFC)은 2025년 4월 18일 ‘리센티브 애널리틱스 대 팍스(Recentive Analytics, Inc. v. Fox Corp.)’ 사건에서 “단순히 일반적인 기계 학습(Machine Learning)을 새로운 데이터 환경에 적용하는 것은 특허를 받을 수 있는 발명이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이번 사건은 리센티브 애널리틱스가 보유한 TV 라이브 이벤트의 네트워크 맵과 스케줄 생성에 기계 학습(ML)을 사용하는 기술에 대한 특허(미국 특허 번호 10,911,811/ 10,958,957/ 11,386,367/ 11,537,960)에 관한 것이다. 리센티브(원고)는 지난 2022년 11월 상기 4건의 특허를 근거로 팍스(피고)를 특허 침해로 제소하였다. 델라웨어 지방법원은 미국 특허법 §101 위반(특허적격성 위배)로 해당 특허가 무효라며 청구를 기각했고, 리센티브 애널리틱스는 항소했다. CAFC은 1심 판결을 지지하여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판결의 판단 근거로, 미국 대법원의 주요 판례인 Alice 판례(Alice Corporation v. CLS Bank International) 및 Mayo 판례(Mayo Collaborative Services v. Prometheus Laboratories, Inc.)가 인용되었다. Alice 판례는 미국 대법원이 2014년 컴퓨터 구현 발명의 특허 적격성에 대한 기준을 제시한 판결로서, Alice의 특허(에스크로 계좌를 이용해 제3자 간의 금융 거래를 중개하기 위한 컴퓨터 시스템)가 추상적 아이디어를 컴퓨터로 구현하는 것에 불과하며, 청구항에 추상적 아이디어를 ‘적용’하는 것 외에 ‘발명적 개념’이 없어 특허를 받을 수 없는 대상이라고 판결한 것이다. Mayo 판례는 특허를 받을 수 있는 대상과 받을 수 없는 대상의 경계를 설정한 2012년 미국 대법원 판결로서, 프로메테우스의 특허(환자의 특정 혈중 대사 물질 수치에 따라 약물의 최적 용량을 결정하기 위한 혈액 검사 방법)가 자연 법칙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며, 청구항에 자연 법칙을 ‘적용’하는 것 외에 ‘발명적 개념’이 없다며 특허를 받을 수 없는 대상이라고 판결한 것이다.
CAFC은 리센티브의 특허가 Alice 판례의 1단계 테스트에서 ‘추상적 아이디어’를 대상으로 하고, Alice 판례의 2단계 테스트에서 ‘발명적 개념’이 결여됐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Alice 판례의 1단계 테스트에서, 원고의 청구항은 ‘라이브 이벤트 일정·네트워크 맵을 최적화한다’는 사업적 의사결정 절차를 컴퓨터로 수행할 뿐이고, 명세서는 “임의의 기존 기계 학습 기법(신경망, 결정트리, SVM 등)을 사용할 수 있다”고만 서술해, 기계 학습 기술 자체의 구체적 개선을 제시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또한, Alice 판례의 2단계 테스트에서, ‘실시간 업데이트’, ‘iterative training’ 등은 기계 학습의 본질적·관례적 요소일 뿐, 기술적 진보를 입증할 추가적 요소가 없고, 단순히 사람의 수작업을 컴퓨터가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수행하게 한 것만으로는 §101에 따라 특허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CAFC은 1단계 테스트에서 특허를 받을 수 없다고 분류된 ‘추상적 아이디어’가 2단계 테스트에서 특허 적격성을 갖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상당한(significantly more) 기술적 개선을 보여줘야’ 하지만, 리센티브의 특허 청구항에는 이런 혁신이 없다고 밝혔다.
CAFC은 “기계 학습은 그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급성장하는 분야로서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기술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적용하는 기계 학습 모델에 대한 개선 사항을 제시하지 않고, 단지 일반적인 기계 학습을 새로운 데이터 환경에 적용하는 것을 주장하는 특허는 §101에 따라 특허를 받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특허 출원 시, 단순히 새로운 사용 분야에 기계 학습을 적용하는 것을 넘어, 기술 자체의 혁신에 기여하는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는 이번 CAFC의 판결은 빠르게 발전하는 AI 분야에서 특허 적격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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