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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항의 부정적 한정(negative limitation)에 관한 허용의 필요성
변리사 김영후

특허법은 청구항의 기재 요건으로 1)명확하고 간결하게 적혀 있을 것, 2)보호받으려는 사항을 명확히 할 수 있도록 발명을 특정하는 데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구조ㆍ방법ㆍ기능ㆍ물질 또는 이들의 결합관계 등을 적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기재요건에 따라 청구항을 작성할 때, “~을 포함하고”, “~이 있는” 등과 같이 어떤 기술적 특징이 존재한다는 긍정적 한정(positive limitation)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을 제외하고”, “~이 아닌” 등과 같이 부정적 한정(negative limitation)을 사용하는 경우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국내 실무상 부정적 한정은 불명확한 표현으로 인식되어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이하에서는 부정적 한정에 대한 국내 및 미국의 사례에 대해서 살펴보고, 부정적 한정의 허용 여부에 대해 검토하고자 한다.
 

1. 국내 심사기준 및 관련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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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심사기준 ‘…을 제외하고’, ‘…이 아닌’과 같은 부정적 표현이 사용되어 불명확해진 경우를 청구항에 발명의 구성을 불명확하게 하는 표현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로 보아 발명이 명확하고 간결하게 기재되지 않은 유형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표현을 사용하더라도 그 의미가 발명의 설명에 의해 명확히 뒷받침되며 발명의 특정에 문제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불명확한 것으로 취급하지 않는 것으로 본다. 특실심사지침서 p.2,408-2,409
2 판례 발명의 청구범위에서 포함하여야 할 적극적 구성요건과 함께 어떤 요소를 포함하지 않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소극적 구성요건이 기재된 경우 소극적 구성요건 그 자체로는 독립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므로, 그러한 경우 소극적 구성요건에서 배제하고 있는 어떠한 요소가 없는 상황 하에서만 나머지 구성이 작동한다거나 현저히 효과가 증대된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소극적 구성요건이 기술적으로 의미 있는 발명의 구성요건으로 된다 할 것이고, 그러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될 수 없는 경우에는 위 소극적 구성요건은 그 성질상 별다른 의미를 지니지 못하고 이를 배제한 나머지 구성요건만으로 이루어진 발명과 차이가 없게 된다고 할 것이다. 특허법원 2007.9.6. 선고 2006허9920

 
위의 심사기준은 원칙적으로 부정적 한정을 불명확한 표현의 일 예시로 보고 있으므로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특허법원은 부정적 한정의 인정에 관하여 직접적으로 판단하고 있지 않으나, 부정적 한정은 소극적 구성요건에서 배제하고 있는 어떠한 요소가 없는 상황 하에서만 나머지 구성이 작동한다거나 현저히 효과가 증대되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소극적 한정이 기술적으로 의미 있는 발명의 구성요건으로 된다고 판시하였는 바, 부정적 한정을 적극적으로 배척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진보성 결여와 같은 거절이유를 극복하고자 단순히 인용발명에 개시된 내용을 배척하기 위한 보정을 한 경우와 같이, 부정적 한정에 의한 기술적 효과가 입증되지 않는다면 부정적 한정으로 추가된 구성에 대한 기술적 특이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2. 미국의 심사기준 및 관련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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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PEP 종래 미국특허청 심사기준은 부정적 한정사항이 포함되었다고 하여 청구범위가 거절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한정에 의해 청구범위가 지나치게 넓어지거나 불명확하게 되는 경우 등에는 명확성 요건 위반으로 거절되어야 한다는 정도만 제시하고 있었다.
현행 심사기준은 부정적 한정사항으로 청구항을 기재하더라도 특허발명의 보호범위가 명확하다면 명확성 요건을 만족하는 것이고, 최초 명세서에 개시되어 부정적 한정사항을 지지하고 있다면 부정적 한정을 포함하는 청구항도 명확성(Definiteness Requirement)과 명세서 지지기준(Written Description Requirement)을 만족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Novartis사의 항소법원(CAFC)의 판결을 참조하면서 최초 명세서에 뒷받침되지 않는 부정적 한정을 포함하는 청구항은 명세서 지지 기준을 만족하지 않으므로 거절되어야 한다고 새롭게 규정하고 있다.
MPEP 2173.05(i) Negative Limitations [R-07.2022]
2 판례 CAFC는 명세서에서 특허발명의 특징에 대하여 적절하게 기재하고 있는 이상, 특정 구성요소를 제외함으로써 얻어지는 장점 내지 단점을 추가적으로 특정할 필요는 없다고 판시하고, 관련된 신호들을 명세서에서 적절하게 구별하여 기재하고 있다는 PTAB의 사실인정이 충분한 증거에 의해 지지된다고 하면서 보정을 통해 도입된 CAS, RAS, bank address signals가 아닌 DDR Chip 선택(“DDR chip selects that are not CAS, RAS, bank address signals”)이라는 부정적 한정사항이 명세서에 의해 뒷받침된다고 판단하였다. Inphi Corp. v. Netlist Inc., 805 F.3d 1350, at 1355
CAFC는 Novartis Pharmaceuticals Corp과 Accord Healthcare, Inc.의 침해소송에서, 미국 특허 제9,187,405호의 청구항 1에 기재된 “at a daily dosage of 0.5 mg, absent an immediately preceding loading dose regimen.” 부정적 한정에 대해 제한 사항이 최초 명세서에 의해 뒷받침된다고 판단한 지방 법원의 판결을 파기하였다.
CAFC는 "클레임의 부정적 제한에 대한 새로운 강화 기준"을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긍정적인 한정과 마찬가지로 공개는 "발명자가 출원일 현재 청구된 주제를 소유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통상의 기술자에게 합리적으로 전달"해야 하며, 일반적으로 침묵만으로는 부정적 청구항 한정을 뒷받침하는 데 충분하지 않지만, 통상의 기술자가 부정적인 한정이 최초 명세서에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할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하면서, 이 사건은 이와 같은 케이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Novartis Pharms. Corp. v. Accord Healthcare, Inc. et al. (2021-1070)


미국의 심사 및 판례는, 명확성(Definiteness Requirement) 요건과 관련하여, 부정적 한정을 불명확한 표현으로 판단하던 종래와 달리, 부정적 한정이 기재된 청구항은 불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명세서 지지기준(Written Description Requirement)과 관련하여, 최초 명세서에 관련 한정사항을 제외할 이유(a reason to exclude)에 대해 기재하고 있는 경우 부정적 한정이 명세서에 뒷받침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Inphi 사건에서도 RAS 및 CAS 신호를 제외한 표가 명세서에 표시되어 다양한 신호의 종류를 구별하기 위한 단락 및 도면이 명세서에 기재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판례는 명세서가 대체 특징을 충분히 공개하고 설명 요건을 충족한다는 판단을 하였다.

반면에, 최근 Novartis사의 판례를 참고하면, 대상이 되는 부정적 한정이 부득이하게 제외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기술도 요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판례에 의해 명세서의 지지기준이 강화된 것으로 이해할 것인지에 관한 판단을 내리기는 아직 섣부르다.

 
3. 결론

앞서 살펴본 미국 이외에도 일본 및 유럽, 나아가 국제특허출원의 국제조사 및 예비심사 가이드라인 모두 청구항의 부정적 한정의 기재를 허용하고 있는 추세이다. 반면에 국내에서는 원칙적으로 부정적 한정을 불명확한 표현으로 판단하고 있다. 청구항의 부정적 한정은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청구항을 선행기술과 차별화할 수 있으며, 유효성과 침해 확인 용이성을 동시에 만족하는 강한 특허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전술한 바와 같이 국가별로 상이한 부정적 한정에 대한 심사기준을 고려하여 유의하면서 해외출원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