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대법원에서 미국등록상표권에 대해 외국에서 상표침해 행위가 있는 경우에도 연방상표법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눈여겨볼 만한 Abitron Austria GmbH et al. v. Hetronic Int'l, Inc. 사건 판례가 있어 이에 대해 알아본다.
Hetronic Int'l, Inc.(이하, Hetronic)은 건설 장비용 라디오 리모컨을 판매하는 미국 기업으로, Hetronic의 라이센시이자 전 유통업체인 Abitron Austria GmbH et al.(이하, Abitron)을 상대로 미국 오클라호마주 서부지방법원에서 상표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Abitron은 분쟁상표를 포함, Hetronic의 지적재산권 상당 부분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였고 Hetronic은 Abitron이 주로 유럽에서 Hetronic의 상표를 사용했으나 미국에서도 일부 직접 판매를 했으므로 Hetronic은 랜햄법의 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오클라호마주 서부지방법원은 Hetronic의 손을 들어주면서 Abitron에게 상표권 침해에 대해 약 9,600만 달러의 손해배상을 선고하였고 Abitron이 전세계 어느 곳에서도 Hetronic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것을 영구 금지하는 명령(permanent injunction)을 내렸다. 항소에서 제10항소순회법원은 지방법원이 내린 금지 명령의 범위를 축소하기는 하였으나, 랜햄법이 외국에서의 행위에 대해서도 그 적용을 전제로 하고 있는 규정이므로 적용범위가 미국 밖으로 확대된다고 보아 지방법원의 판결을 인용하였다.
대법원은 다음 2가지 단계의 치외법권 테스트를 적용하여 랜햄법이 역외적용이 되는지를 판단하였다. 1단계에서 법원은 랜햄법의 상표 침해 조문이 치외법권 효과(extraterritorial effect)를 제공하는 명시적 표현을 포함하고 있는지 여부를 보았고, 이 경우, 랜햄법의 관련 조항이 치외법권 적용에 대해 “명확하고 긍정적인 표시(clear, affirmative indication)”가 없다고 하였으며 “상업(commerce)”은 국내 상업에 지나지 않는 것을 증명한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2단계에서 법원은 랜햄법 조문의 초점(focus)이 어디에 맞춰져 있는지 및 그 초점에 관련된 행위가 어디에서 이루어졌는지를 고려하여 역외적용을 가능하게 하는 구성 요소가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였다. 법원은 초점이 상업적 침해 사용(infringing use in commerce)이라고 보았고 랜햄법의 해외 및 국내 적용의 구분을 "상업적 사용(use in commerce)"이라는 개념에서 확립하였다. 즉, 랜햄법의 적용 범위는 국내의 상업적인 침해 사용에 한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대법원은 랜햄법 § 1114(1)(a) 및 § 1125(a)(1)은 치외법권이 아니며(not extraterritorial), 상업적 침해 사용(infringing use in commerce)이 국내인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판결하면서 지방법원이 내리고 제10순회법원이 인용한 판결을 취소했다.
이 판례는 미국 대법원이 특허권, 저작권 등 다른 형태의 지적재산권과 마찬가지로 상표권 역시 역외 침해에 대한 국내 권리 행사에 한계가 있음을 밝히며, 특히 해외에서 비즈니스를 운영 중이거나 향후 해외 진출을 계획하는 미국 국내 기업의 경우 단순히 미국 상표권과 그에 따른 구제책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관련 외국 관할 구역에서도 필히 상표 등록을 도모하여 잠재적인 상표 침해에 대해 대비하는 것이 브랜드 보호에 매우 유용할 것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참고 자료]
https://www.lexology.com/library/detail.aspx?g=10d37b72-fe41-47f1-bff1-34806ed88738;
https://www.huntonak.com/en/insights/supreme-court-sets-limits-on-extraterritorial-application-of-lanham-ac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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