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심사없이 선접수 선등록에 의해 쉽게 등록할 수 있는 도메인이름은 이러한 이유로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비록 현재 사용되고 있는 상표와 상호라 할지라도 도메인이름을 먼저 등록한 도메인 등록자와 사용자 간의 이해관계가 상충하기 때문이다. 도메인이름 분쟁의 해결방법은 사법적 해결과 행정적 해결이 있다.
1. 사법적 해결
법원이 도메인이름 분쟁을 해결하기 위하여 적용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는 상표권의 침해(상표법 제108조), 부정경쟁방지법 위반(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등이 있으며 소 제기의 실질적 요건 및 구제수단은 다음과 같다.
1) 상표권 침해를 취지로 하는 제소 및 구제수단
일반적으로 도메인이름을 등록하여 사용하는 것이 상표법상 상표권의 침해로 성립되기 위해서는 4가지 사항이 요구된다.
① 침해된 상표가 반드시 등록된 상표일 것.
② 상표의 '사용행위'가 있을 것,
③ 상표가 동일 또는 유사할 것,
④ 상표를 사용한 상품·서비스가 동일 또는 유사할 것
이와 관련하여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도메인이름을 등록하여 사용하는 것이 과연 상표의 '사용행위'에 해당하는 지의 여부인데 이는 법원에서 구체적, 개별적인 사안에 따라 판단되어야 할 문제이다. 다만 상표법 제2조제1항11호에서는 "상표의 사용"에 대한 정의 규정을 마련해 놓고 있다.
상표의 사용이라 함은 다음 중 하나의 행위를 의미한다.
① 상품 또는 상품의 포장에 상표를 표시하는 행위
② 상품 또는 상품의 포장에 상표를 표시한 것을 양도 또는 인도하거나 양도 또는 인도할 목적으로 전시·수출 또는 수입하는 행위
③ 상품에 관한 광고·정가표·거래서류 그 밖의 수단에 상표를 표시하고 전시하거나 널리 알리는 행위
2) 상표권 침해에 대한 법적 구제수단
상표권을 침해당한 자는 자기의 권리를 침해한 자 또는 침해할 우려가 있는 자에 대하여 침해금지 및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 타인이 고의 또는 과실로 상표권을 침해하여 초래된 재산적·정신적 손해에 대하여 법원에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손해에 대한 응분의 배상을 받을 수 있으며, 영업상의 신용을 실추케 한 자에 대해서는 신용회복조치 등을 강구할 수 있음은 물론 침해자에 대하여 사직당국에 고소하여 형사상 제재를 가하도록 할 수 있다.
3)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을 취지로 하는 제소 및 구제수단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가목, 나목에서는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상호·상표 등 표지와 동일 또는 유사한 것을 사용하거나 이를 사용한 상품의 판매·수출·수입 등을 통하여 타인의 상품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는 "상품주체혼동행위" 및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상호·표장 등 표지와 동일 또는 유사한 것을 사용하여 타인의 영업상의 시설 또는 활동에 혼동을 일으키는 "영업주체혼동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제2조 제1호 다목은 도메인이름의 사용이 출처의 혼동을 야기하지 않더라도 유명상표의 식별력을 손상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하고 있으며, 부정경쟁방지법 개정을 통해 “부정한 목적으로 도메인 이름으로 등록”하는 사이버스쿼팅행위를 금지하였다(제2조제1호아목).
일반적으로 도메인이름의 등록·사용이 부정경쟁행위로서 성립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3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① 도메인이름이 국내에 널리 인식된 타인의 성명, 상호, 표장 기타 타인의 상품이나 영업임을 표시하는 표지일 것(표지의 주지성)
② 위 표지와 동일 또는 유사한 것을 등록·사용하는 행위
③ 이로 인하여 타인의 상품이나 영업과 혼동을 일으키게 하거나 상표 등의 식별력을 ③ 손상하거나 부정한 목적으로 등록하는 행위
4) 타인의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법적 구제수단
부정경쟁행위로 인하여 자신의 영업상의 이익이 침해되거나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는 자는 부정경쟁행위를 하거나 하고자 하는 자에 대하여 법원에 그 행위의 금지(도메인이름의 사용금지) 및 예방과 도메인이름의 등록말소를 청구할 수 있다(부정경쟁방지법 제4조 제1항 및 제2항).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부정경쟁행위로 인하여 영업상의 이익을 침해 받은 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부정경쟁방지법 제5조), 영업상의 신용을 실추당한 경우는 손해배상 등 영업상의 신용회복에 필요한 조치를 청구할 수 있음(부정경쟁방지법 제6조)은 물론 침해자에 대하여 사법당국에 고소하여 형사상 제재를 가하도록 할 수 있다.
5) 관할법원
도메인이름은 국경의 제한이 없다는 특징을 가짐에 따라 준거법 및 재판관할권의 선택 또는 판결의 집행확보에 복잡한 문제가 있다. 도메인이름에 관한 소송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1) UDRP(Uniform Domain Name Dispute Resolution Policy)에 의한 강제적 행정절차를 통해 내려진 행정패널의 결정에 불복하여 법원에 제소하는 경우와 2) 행정절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법원에 침해금지, 손해배상 등을 청구하기 위해 제소하는 경우가 있다. 1)의 경우 일반적으로 제소법원은 UDRP 절차규칙 제1조가 규정하는 상호관할권(mutual jurisdiction)이 있는 법원(도메인이름 등록기관의 주된 사무소 소재지 또는 등록기관의 Whois 데이터베이스 상에 표시된 도메인이름 보유자의 주소지를 관할하는 법원) 중 하나가 될 것이며 2)의 경우 국제재판관할은 국제사법 제2조의 국제재판관할 규정에 따라 당사자 간의 공평, 재판의 적정 및 신속, 합리성에 바탕을 둔 실질적 관련을 기준으로 조리에 의하여 결정해야 할 것이다.
2. 행정적 해결
법원을 통해 제소하는 사법적 해결방법은 분쟁해결이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상당한 비용이 소요된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도메인 이름의 사용자에게 사용금지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는 있지만 도메인이름 이전을 청구하는 절차가 없는 것도 사법적 청구의 한계점이라고 보여진다.
1999년,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 ICANN(Internet Corporation for Assigned Names and Numbers)는 도메인이름의 등록과 사용에 대한 분쟁해결의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는 행정적 분쟁해결규정 UDRP를 채택하였다. -com, -net, -org, -biz, -info 및 -name을 포함하는 일반최상위도메인(gTLD)에 속하는 도메인이름을 등록하고자 하는 기업과 자연인은 ICANN과 등록기관이 제정한 등록약관에 따라 등록을 신청하고 UDRP 규정내용과 조건을 따라야 한다. 일반최상위도메인과 해외국가 도메인에 대한 분쟁은 ICANN에 의해 승인을 받은 아래 6개의 행정적분쟁처리기관 중 하나를 선정하여 분쟁해결을 신청할 수 있다.
1. 전미중재원(National Arbitration Forum)
2. 세계지적재산권기구 중재조정센터(WIPO Arbitration and Mediation Centre)
3. 아랍도메인이름분쟁해결센터(ACDR: Arab Center for Domain Name Dispute Resolution)
4. 아시아도메인이름분쟁해결센터(Asian Domain Name Dispute Resolution Centre)
5. 체코인터넷분쟁중재센터 중재재판소(The Czech Arbitration Court Arbitration Center for Internet Disputes)
6. 캐나다국제인터넷분쟁해결센터(CIIDRC: Canadian International Internet Dispute Resolution Centre)
UDRP 분쟁의 주요유형 적용대상 UDRP규정 제4조(a)항에 의거하여 UDRP 행정절차는 다음과 같은 분쟁에 적용된다.
1) 신청인이 권리를 가지고 있는 상품과 등록인의 도메인이름이 동일하거나 유사할 때
2) 등록인이 도메인이름의 등록에 대한 권리나 이익을 가지고 있지 않을 때
3) 등록인의 도메인이름이 부정한 목적으로 등록 사용되고 있을 때
UDRP의 행정절차는 다음과 같다.
1) ICANN이 승인한 분쟁해결서비스 제공기관에 분쟁해결신청서 제출
2) 신청자 상대방(자연인 혹은 기업)에 의한 답변서 제출
3) 분쟁해결서비스제공기관의 행정패널(1인 혹은 3인의 패널위원) 구성
4) 행정패널의 결정과 통지
5) 신청대상인 도메인이름의 이전 혹은 말소에 관한 결정의 경우 관련등록기관의 결정집행
UDRP규정 제4조(k)항에 의하면 도메인이름 등록인이나 제3자는 분쟁해결의 적법한 권한을 가진 법원에 소를 제기하는 경우 제약을 두지 않는다. 등록인과 제3자는 행정절차가 개시되기 이전에 법원에 재판을 청구할 수 있으며 또한 도메인이름 분쟁조정절차의 진행과 상관없이 법원에 소를 제출할 수 있고 도메인이름 분쟁절차의 진행은 중지되고 사법적 확정이 행정적 결정보다 우선된다. 단, 분쟁조절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 있을 경우 인터넷주소분쟁조정위원회에 고지해야 한다.
UDRP 규정 제4조 k항에 따르면, 행정절차가 종료된 이후 행정결정에 만족하지 않은 경우에 10 영업일 이내에 관할법원에 소를 제기하였다는 공식 문서가 제출된 경우 등록기관은 해당 결정의 집행을 보류한다고 법원소송절차의 이용가능성을 명시하고 있으나 법원에서 UDRP 규정을 준거조항으로 적용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논쟁이 분분하였다. 이 사안과 관련하여 도메인이름 소송에서 ‘ICANN이 정한 UDRP는 등록기관의 행정절차에 관한 규정에 불과하고 도메인이름의 등록ㆍ사용에 관한 실체적 권리관계를 규율하는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라는 판단으로 논쟁의 종지부를 찍은 ‘ccfhsbc.com, hsbcccf.com’ 사건을 소개한다.
HSBC 금융그룹의 지주회사인 HSBC Holdings Plc.,(“HSBC”)는 2000년 4월 1일 프랑스에 660여개의 지점을 두고 개인 및 기업금융, 투자은행업, 자산관리업 등을 영위하는 금융회사 CCF를 인수하기로 하였다고 발표하였고 그 다음날 원고의 남편 A는 CCF가 HSBC에 인수된다는 뉴스를 보고 ‘ccfhsbc.com, hsbcccf.com’을 ICANN의 국내 등록기관으로 인증 받은 한강시스템 주식회사에 등록하였고 이후 A는 원고에게 해당 도메인이름 명의를 이전하였다. HSBC와 CCF는 그 합병 이전부터 ‘ccf.com’, ‘hsbc.com’을 비롯하여, ‘ccf’와 ‘hsbc’를 포함하는 다수의 도메인 이름을 각각 등록하여 사용하여 왔으며, 앞서 본 2000년 4월 1일자 기업인수 발표 이후로 ccf와 hsbc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ccfhsbc.com.fr’, ‘hsbcccf.com.fr’, ‘ccf-hsbc.com’, ‘hsbc-ccf.com’ 등의 도메인 이름을 등록 받은 바 있다. HSBC와 CCF는 세계지적재산권기구 중재조정센터에 원고에 ‘ccfhsbc.com, hsbcccf.com’ 도메인이름을 이전하여 달라는 취지의 행정절차를 신청하였고 담당 행정패널은 원고에게 당해 도메인이름을 HBSC와 CCF사에 이전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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