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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보호법에 의한 건축물/인테리어의 보호방안
변리사 김원삼

일상생활에서 일반적으로 언급되는 “디자인”과 법상 보호대상이 되는 “디자인”의 정의와는 상당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 이 중에서 ‘공간디자인’, 즉 건축물이나 인테리어가 디자인보호법상 권리로서 보호대상이 될 수 있는지가 문제되며, 건축물 및 인테리어에 대해 현재의 디자인보호법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보호받아야 하는지 논의해보고자 한다.

먼저, 디자인보호법 상 ‘디자인’은 ‘물품’에 한하여 등록이 가능하다. 이는 법의 목적이 디자인의 이용 및 보호를 통한 산업발전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보호대상은 ‘대량생산’이 가능한 ‘물품’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물품’은 명확한 법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나, 판례1 및 특허청의 심사기준 상 “독립성이 있는 구체적인 유체동산”으로 해석하고 있다.

물품의 정의를 반대로 해석해보면 원칙적으로 ‘부동산’, 즉, 현장 시공을 통해 건축되고 대량생산 및 운반가능성이 없는 부동산들은 물품으로 인정되지 않으며 디자인보호법 상 등록대상이 되지 않는다.

이와 같은 태도는 대법원의 판례2 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대법원은 특허법원의 판시이유의 법률적 하자가 없음을 이유로 대법원 상소를 심리불속행 기각하였는데, 특허법원의 원심인 2007허5260 판결3 에서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즉, 판례에서 위와 같이 현장 시공을 통해 건축되는 부동산은 동일한 형태로 양산, 운반될 수 없다고 보아, 디자인의 대상이 되는 “물품”이 아니라고 보았다. 결국, 건축물 또는 인테리어 등의 경우에는 그 자체는 대부분이 현장에서 시공 및 설치되어 계속 고정적임을 고려할 때 디자인보호법으로 보호될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디자인보호법으로 건축물, 인테리어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상기와 같이 건축물 또는 인테리어의 직접적인 보호는 어려우나, 다음과 같이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 보호가 가능하다.


① 공장에서 생산 가능한 사전 제작(pre-fabrication) 건축물 또는 조립식 건축물에 대한 보호

부동산에 대한 보호는 불가하지만, 공장에서 생산하는 이동식 건물, 설치물 또는 그 각각의 모듈의 경우, 비록 현장에서 설치되어 고정적으로 사용되지만, 생산 및 양도과정에서 대량생산 및 운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동산으로 보아 디자인의 보호대상이 될 수 있다(하기 등록디자인 참고). 이 때, 심사기준상 디자인의 설명에 반복생산 및 운반가능성에 대한 설명을 기재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 이를 기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② 건축물 또는 인테리어의 외관에 특징이 되는 건축 자재 또는 부품에 대한 보호

디자인은 외관의 미감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건축물 또는 인테리어 그 자체를 보호할 수 없다면, 외관의 특징이 되는 부품으로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하기 등록디자인 참고). 다만, 유의할 점은 디자인은 동일 유사한 물품에 대해서만 권리범위가 인정된다. 만약 “지붕”에 외관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건축용 지붕틀”로 등록을 받았다면, 제3자가 실내디자인 내 다른 물품에 채용한 경우, 등록디자인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을 수 있다. 즉, 외관의 미적 특징이 다양한 곳에 채용이 가능하다면 다양한 물품에 대해 출원할 필요가 있다.


③ “한 벌의 물품의 디자인”을 이용한 인테리어 구성물품에 대한 보호

인테리어의 경우, 일반적으로 업계에서는 그 공간의 다양한 구성의 조합, 배치로 생기는 미감을 보호받기를 원하지만, 그 대상이 불명확하다는 문제가 있다. 즉, 건축물과 같이 공간의 형태가 뚜렷한 것이 아니며 실내의 영역을 어디까지 잡는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이를 위해, “한벌의 물품 디자인” 제도를 활용하여 인테리어를 이루는 구성품을 같이 등록받아 보호받는 방안이 있다. 예를 들어, 인테리어의 가장 큰 특징이 독창적으로 디자인된 “조명 및 조명을 위한 가구” 또는 “가구들의 조합”에 있다고 할 때, 그 전체 물품을 하나의 디자인으로 출원하여 전체의 통일적 미감을 보호받도록 할 수 있다.

유의하여야 할 점은 등록요건상 동시 사용 및 전체적인 통일성을 요구하는 등 까다롭고, 구성물품 중 하나의 사용은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아 각 구성물품에 대한 보호는 별개로 등록받아야 하는 문제가 있으나, 각 구성물품의 통합적 미감을 보호받는 방법이라는 점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위와 같이 현행 디자인보호법 상 건축물 및 인테리어는 “그 자체”로는 보호받을 수 없으며, 이 부분은 저작권법 또는 부정경쟁방지법 상 충돌로 인해 디자인보호법에서 보호가 필요한지 계속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의 디자인 업계의 현실에 부합하지 못하여 지속적으로 ‘건축물’ 및 ‘인테리어’에 대한 물품의 예외적 논의가 있었으며, 최근의 디자인보호법 개정논의(2021.4.20 일부 개정)에서도 물품의 예외로서 ‘건축물’ 및 ‘인테리어’에 대한 정의규정을 신설하자는 논의가 이어져왔으나, 저작권과의 이중보호적 측면, 보호범위 해석의 문제, 제3자의 과도한 실시제한 등의 우려로 인해 입법까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참고로, 2021.06.23부터 시행되는 개정 디자인보호법에서는 화상[디지털 기술 또는 전자적 방식으로 표현되는 도형·기호 등 기기의 조작에 이용되거나 기능이 발휘되는 것에 한정하고, 화상의 부분을 포함]이 그 보호 대상으로 추가됨)

하지만, 한국특허청도 국제물품분류인 “로카르노 분류”에 따라 물품을 분류하고 있고, 로카르노 분류 상 제25-3류에서 “건축물”을, 제32류에서 “인테리어”를 별도 보호받을 수 있는 대상으로 분류한다. 다만, 한국에서 해당 류만을 반영하지 않고 있으나, 다수국가에서 건축물 및 인테리어를 디자인 등록대상으로 보호하고 있는 점, 최근 일본 등에서 건축물이나 인테리어를 디자인 보호법 상 보호대상으로 의장법을 개정한 점4 , 실제 건축 산업계 등에서 디자인 보호 등의 필요성이 요구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추후 디자인보호법 상에서도 건축물 및 인테리어에 대한 직접적인 보호가 가능하길 기대한다.

 


1 대법원 2001. 4. 27. 선고 98후2900 판결, 대법원 2004. 7. 9. 선고 2003후274 판결 등 다수
2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후4311 판결 (심리불속행 기각)
3 특허법원 2007. 10. 4. 선고 2007허5260 판결
日本 意匠法 昭和三十四年法律第百二十五号 (令和元年法律第三号による改正) 2020.04.01 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