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코로나19 개요
2019년 12월 중국 우한시에서 최초로 COVID-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감염자수가 크게 증가하였다. 이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2020년 3월 11일에 팬데믹(pandemic)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팬데믹은 국지적 유행병이 세계적으로 두 장소 이상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것이다.
2. 특허권 실시의 문제
세계 유수의 제약회사들은 코로나19의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백신이나 치료제 하나를 개발하는데 5억~15억 달러의 비용이 필요하고, 3상 임상시험과 FDA 승인을 거치는 동안 백신 개발이 실패할 확률은 93%나 되어 백신 개발에 대한 위험 부담이 크다.
이러한, 위험 부담을 안고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한 특허권자는 특허권의 존속기간 동안 특허발명을 독점적으로 실시할 권한이 있다(특허법 제94조). 특허법상 특허권자는 백신이나 치료제의 공급량, 공급지역, 공급 가격을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으므로, 특허권 확보를 통해 전 세계의 백신이나 치료제 공급을 독점할 수 있다.
따라서, 신약개발, 생산능력을 가진 선진국에서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더라도, 특허 받은 백신이나 치료제를 수입하지 못하거나 실시권을 허락 받지 못한 나라, 예를 들어, 최빈개도국의 국민들은 백신이나 치료제를 공급받지 못할 수 있다.
국제사회는 비상시에 국가가 공중보건을 목적으로 특허권자의 동의 없이 특허의약품을 강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TRIPs(무역관련 지식재산권에 관한 협정) 제31조에 강제실시권을 규정하고 있으며 제31조의2를 신설(2017년 1월 발효)하여 제3국이 위급한 국가에 의약품을 수출•공급하는 경우에도 특허의약품을 강제로 실시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3. 재정실시권 법령 및 조문 해설
강제실시권은 국방상 또는 산업정책상 등의 이유로 국가가 나서서 강제로 타인에게 특허권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대한민국 특허법은, 코로나 19와 같이 특허발명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특히 필요한 경우 등을 이유로 제3자가 특허청장에게 통상실시권 설정에 관한 재정을 청구함으로써 특허발명을 실시할 수 있는 재정에 의한 통상실시권(특허법 제107조)을 규정하고 있다.
재정에 의한 통상실시권은, 특허권자나 전용실시권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행정처분에 의해 특허발명을 실시할 수 있는 권리이며, 특허권자를 제재할 목적으로 제정된 규정이다. 따라서, 선진국의 고도한 기술에 압박을 받고 있는 개발도상국의 경우 이를 이용하여 실시권을 취득할 수 있다.
재정 실시권을 받으려면 국내에 그 의약품 등의 생산시설이 없거나 부족함을 입증하는 서류, 국가 위급상황(재난사태 선포 등) 등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 등이 첨부된 재정 청구서를 특허청에 제출해야 한다. 그러면 특허청에 제출되는 것부터 시작된다. 특허청장은 특허권자 등에 재정청구서의 부본을 송달하여 의견을 요청하고, 지정기간이 경과하면 통상실시권 허락 여부를 결정하는 재정 처분을 하여야 한다.
4. 실제로 재정실시권이 실행된 국내외 케이스
이러한 재정실시권이 실제로 실행된 국내외 케이스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먼저, 일본에서는 「비스-티오 벤젠의 제조방법」(일본, 닛봉 소다 주식회사 소유)에 관한 특허가 정당한 이유 없이 3년이상 국내 불실시를 이유로 청구되었으며 특허권자의 3년이상 불실시가 정당한 이유 없는 특허권의 남용으로 인정되어 통상실시권을 허여한('80.11) 바 있다.
한편, 한국에서는 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스위스 제약회사 노바더스 소유)에 대한 환자의 경제적 부담완화를 이유로 재정 청구되었으나 강제실시를 할 정도로 공공의 이익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지 아니하여 청구 기각('03.2)된 바 있다.
또한, 에이즈 치료제 "푸제온"(스위스 제약회사 '로슈') 관련 특허는 의약품 접근권 확보를 이유로 재정 청구되었으나 강제실시를 할 정도로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특히 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강제실시의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판단되어 청구 기각('09.6)된 바 있다.
이와 같이, 그 입법 취지에도 불구하고 재정에 의한 강제실시권이 인정된 경우는 드물다.
5. 결론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재까지 재정 실시권은 인정되기 어려웠지만, 코로나19에 대해서는 미국에서 이를 팬데믹 이전(AC)과 이후(BC)로 나눌 정도로 중하게 고려되어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될 경우 재정 실시권이 각국에서 실행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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