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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한정물건(PBP) 청구항의 기재요건, 특허요건 및 권리범위해석에 대한 고찰
변리사 최병무


1. PBP 청구항의 의의
PBP (Product By Process) 청구항이란, 생산방법에 의하여 물건을 특정하는 표현을 포함하고 있는 청구항을 뜻하며, 일반적으로 모든 구성요소가 방법적인 경우와 방법적인 구성요소를 일부 포함하고 있는 경우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하에서는 PBP 청구항의 기재요건 및 특허요건 판단에 관해 간략히 살피고, 등록 후 권리범위해석의 기준과 관련하여 최근 일본 대합 판결의 타당성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2. PBP 청구항의 기재요건 및 특허요건 판단
가. 기재요건의 판단
(1) 구법 하에서의 심사실무 및 판례의 태도
종전의 심사실무는 물건을 방법적 구성으로 기재하지 않고서는 발명을 특정할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 구법 제42조 제4항 제3호의 ‘발명의 구성에 없어서는 아니 되는 사항만으로 기재’되어야 한다는 규정 위반으로 보고 거절한 바 있다.
다만 특허법원은 물건의 발명을 방법적으로 기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기재에 의하여 발명의 대상이 되는 물건의 구성이 전체로서 명료하다면 방법적 기재만을 이유로 명세서 기재불비라고 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다(2008허11484).
(2) 개정법 및 검토
이러한 규정이 2007년 개정법에서 삭제됨에 따라, 방법적 구성요소로 기재한 것이 발명의 구성에 없어서는 아니 되는 사항에 해당한다는 거절이유는 그 법적 근거를 상실하게 되었고, 또한 제42조 제6항에서 ‘보호받고자 하는 사항을 명확히 할 수 있도록 발명을 특정하는데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구조·방법·기능·물질 또는 이들의 결합관계 등을 기재하여야 한다’고 새로이 규정하였는 바, 발명의 특정에 필요한 사항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청구항의 기재가 PBP 형식이라는 이유만으로 기재요건불비라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물건발명의 청구범위에 방법적 요소를 기재하게 되면 권리범위 해석 시 이러한 방법적 요소까지 구성요소로 포함시켜야 하는지 여부가 문제되므로, 발명의 권리범위가 불명확해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이러한 기재를 무제한적으로 인정하기 보다는, 물건의 구조 등에 의해 직접적으로 물건을 특정하는 것이 곤란한 경우에만, 즉 제조방법의 기재가 발명을 특정하는데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이러한 형식의 기재를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고, 제42조 제6항 규정의 취지에도 부합할 것이다.

나. 특허요건의 판단
(1) 판례 및 심사실무의 태도
대법원 판례는 제조방법에 의해서만 물건을 특정할 수밖에 없는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당해 특허발명의 진보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 제조방법을 고려할 필요 없이 물건으로 특정되는 발명만을 그 출원 전의 공지기술과 대비하여 판단하면 된다고 판시한다(2004후3416). 심사실무에 따르면, 보호받고자 하는 발명은 방법이 아니라 물건이라 보고 그 물건 자체로 등록요건을 심사하고 있다.
(2) 검토
PBP 청구항은 물건발명의 카테고리에 속한다고 볼 수 있으므로, 등록요건 판단대상을 물건 그 자체로 해석하는 판례 및 심사실무의 태도가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특허요건의 판단 단계뿐만 아니라 침해여부의 판단 단계에서도 일관된 원칙을 적용하여 PBP 청구항을 물건발명으로서 취급할 것인지가 문제된다.

3. 등록 후 PBP 청구항의 권리범위 해석
가. 학설
(1) 물질동일설
물건의 발명에 관한 특허청구범위에 특정의 제조방법이 기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제조방법은 물건을 특정할 목적으로 기재된 것에 불과하므로, 그 발명의 기술적 범위는 청구범위에 기재된 제조 방법에 한정되지 않고 ‘물건’ 일반에 미친다고 보는 견해이다.
(2) 제법한정설
청구범위에 물건의 제조방법이 기재되어 있는 경우, 그 발명의 기술적 범위는 기재되어 있는 제조방법에 의해 제조된 것에 한정된다고 보는 견해이다.

나. 판례의 태도
특허법원은 등록무효의 심결취소소송에서, “물건을 생산하는 방법을 포함하고 있는 청구항으로서 이른바 생산방법을 한정한 물건에 관한 청구항(PBP 청구항)도 그 권리범위를 확정함에 있어서는 물건의 생산방법에 관한 기재를 구성요소로 포함하여 청구항을 해석하여야 할 것”이라고 간접적으로 판시한 바 있다(2004허11).

다. 검토
제조방법은 다르지만 물건으로서 동일한 발명인 경우, 물질동일설에 따르면 그 기술적 범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으나, 제법한정설에 따르면 기술적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출원인이 제조방법을 청구범위에 명시적으로 기재하였음을 고려할 때, 주변한정주의 하에서는 특허법원의 태도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기재를 구성요소로 포함시켜 청구범위를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볼 수도 있다. 다만 최근 일본 대합 판결에 따르면, 구체적 타당성을 감안하여 특단의 사정 인정 여부에 따라 사안을 구분하여 판단한 바 있다. 이하 사안을 상세히 검토해본다.

4. 최근 일본 대합 판결에 대한 검토 (평성22년 제10043호; 2012년 1월 27일 판결)
가. 원고의 특허(일본 특허 제3737801호)의 제품 및 제법
(1) 프라바스타틴락톤(pravastatin lactone)의 혼입량이 0.2 중량% 미만이며, 에피프라바(epiprava)의 혼입량이 0.1 중량% 미만인 프라바스타틴나트륨(pravastatin sodium)
(2) 프라바스타틴(pravastatin)의 농축 유기 용액을 형성하는 공정(이하, 공정 (a)라 함)을 포함하는 방법에 따라 제조됨(원고의 농축 유기 용액은 물과는 완전히 혼화되지 않는 용액임).

나. 피고 제품 및 제법
(1) 프라바스타틴락톤(pravastatin lactone)의 혼입량이 0.2 중량% 미만이며, 에피프라바(epiprava)의 혼입량이 0.1 중량% 미만인 프라바스타틴나트륨(pravastatin sodium)(물질 동일)
(2) 물과 완전히 혼화되어 버리는 용매에 의해 프라바스타틴(pravastatin)의 농축 용액을 형성하는 것을 포함하는 방법에 따라 제조됨(이러한 농축 용액이 원고 특허의 공정 (a)의 ‘농축 유기 용액’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

다. 일본 대합 판결의 태도
(1) 원칙
물건의 발명에 관한 청구범위에 물건의 제조방법이 기재되어 있는 경우, 그 발명의 기술적 범위는 그 제조방법에 의해 제조된 물건으로 한정되는 것으로서 해석·확정되어야 하며, 청구범위에 기재된 제조방법을 넘어 다른 제조방법을 포함하는 것으로서 해석·확정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2) 예외
다만, 물건의 구조 또는 특성에 의해 직접적으로 물건을 특정하는 것이 출원시에 있어서 불가능하거나 또는 곤란하다고 하는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제조방법은 물건을 특정할 목적으로 기재된 것으로서, 기술적 범위는 청구범위에 기재된 제조방법에 한정되지 않고, ‘물건’ 일반에 미친다고 해석된다.
(3) 본 사안의 경우
원고의 특허(일본 특허 제3737801호)에는 물건의 구조 또는 특성에 의해 직접적으로 물건을 특정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또는 곤란하다고 하는 특단의 사정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원고의 특허 발명의 기술적 범위는 청구범위에 기재된 제조방법에 의해 제조된 물건으로 한정되는데, 원고 특허 발명의 경우 공정 (a)의 ‘농축 유기 용액’은 물과는 완전히 혼화되지 않는 용액인 반면, 피고의 제법에서는 물과 완전히 혼화되어 버리는 용매를 사용하여 프라바스타틴(pravastatin)의 농축 용액을 형성시키고 있으므로, 피고 제법은 원고 특허 발명의 공정 (a)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고, 따라서 피고 제품은 원고의 특허 발명의 기술적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라. 검토
일본 대합 판결은 원칙적으로 제법한정설의 입장이라 해석될 수 있으나, 물건의 구조 또는 특성에 의해 직접적으로 물건을 특정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또는 곤란하다고 하는 특단의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물질동일설의 입장을 취한다고 볼 수 있다. 참고로, 종전의 일본 최고재판소 판례 및 하급심 판결의 다수는 침해여부 판단시 물건의 동일성만을 대비하고 물건의 제조방법을 고려하지 않아 물질동일설의 입장을 취한 바 있고, 다만 일부 판결례는 위에서 살펴본 것과 유사한 법리를 적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PBP 형식의 청구항의 경우 제조방법이 청구범위에 명확히 기재되어 있으므로, 이를 본 제3자의 입장에서는 기재된 제조방법이 권리범위 해석시 구성요소에 포함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제3자의 입장을 고려할 때 원칙적으로 제조방법을 고려하여 권리범위를 해석하는 제법한정설의 입장이 타당하다고도 볼 수 있다.
한편 특단의 사정이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물건의 구조 또는 특성에 의해 직접적으로 물건을 특정하는 것이 곤란하므로, 물건 또는 물질의 특정을 위해 제조방법의 기재가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물건을 특정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기재된 제조방법까지 구성요소에 포함시켜 권리범위를 해석한다면, 권리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제3자의 입장을 고려하여 원칙적으로 제법한정설의 태도를 취하고, 권리자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경우 예외적으로 물질동일설의 입장을 취하여 권리자를 보호하는 판결의 태도는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5. 결어
위에서 살펴본 것은 비록 일본 대합 판결의 태도이지만, PBP 청구항의 경우 기재된 제조방법으로 권리범위가 한정되는지 여부에 대해 여전히 견해가 대립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특허법원이나 대법원은 아직 이에 대해 명시적으로 판시하고 있지 않으므로, 물건 청구항을 PBP 형식으로 기재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주의를 요할 것이다. 즉, 물건의 구조 또는 특성에 의해 직접적으로 물건을 특정할 수 있는 경우에도 불필요하게 제조방법까지 기재한다면 권리범위가 협소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으므로, 제조방법을 기재하지 않고서는 물건의 특정이 곤란한 경우에만 이를 기재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다만, 화학이나 생물학 분야의 물질발명의 경우 제조방법을 기재하지 않고서는 발명의 특정이 곤란한 경우가 많으므로, 일반적인 물건발명과는 다르게 취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