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행사

IP NEWS

상표의 사용 – 상품이 무상양도된 경우 고찰 - 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1도2180
변리사 안희경

1.    쟁점

타인의 상표를 무단으로 부착하여 제작된 수건 중 일부가 사은품 또는 판촉물로서 무상으로 제공되었다고 하더라도 무상으로 제공된 부분만을 분리하여 그 상품성을 부정할 것인지가 문제가 된 사안이다.
 

2.    상표법상 상표의 사용과 상품의 의미

상표법상 ‘상표의 사용'이란 상품 또는 상품의 포장에 상표를 표시하는 행위, 상품 또는 상품의 포장에 상표를 표시한 것을 양도 또는 인도하거나 그 목적으로 전시・수출 또는 수입하는 행위 등을 의미하고, 여기에서 말하는 ‘상품'은 그 자체가 교환가치를 가지고 독립된 상거래의 목적물이 되는 물품을 의미한다(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2후1415 판결 등 참조).
 

3.    무상 제공된 물품(판촉물)의 경우

한편, 판촉물과 같은 ‘광고매체가 되는 물품’은 비록 그 물품에 상표가 표시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물품에 표시된 상표 이외의 다른 문자나 도형 등에 의하여 광고하고자 하는 상품의 출처표시로 사용된 것으로 인식할 수 있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자체가 교환가치를 가지고 독립된 상거래의 목적물이 되는 물품이라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이러한 물품에 상표를 표시한 것은 상표의 사용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9. 6. 25. 선고 98후58 판결).
 

4.    마일리지 차감 방식으로 제공된 경우

상표권자 등이 대리점에 유상으로 향수를 판매한 점, 우수고객들에게 마일리지 차감 방식으로 향수를 제공하거나 일부 고객들에게 판매한 점, 핸드백을 생산・판매하는 회사가 향수 제품을 함께 생산하거나 판매하기도 하는 점 등을 고려하여 ‘향수’ 그 자체가 교환가치를 가지고 독립된 상거래의 목적물이 되는 물품에 해당한다고 보아, 등록상표의 사용을 인정하였다(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2후1415 판결).
 

5.    이 사건 원심(서울서부지방법원)의 판단

수건 중 무상으로 제공된 부분은 상표법상 상품이 아니라는 전제에서 상표법위반의 공소사실 중 일부를 무죄로 판단하였다. 
 

6.    이 사건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이 사건 수건의 외관・품질 및 거래 현황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수건은 그 자체가 교환가치를 가지고 독립된 상거래의 목적물이 되는 물품으로 상품에 해당하고, 위 수건 중 일부가 사은품 또는 판촉물로서 무상으로 제공되었다고 하더라도 무상으로 제공된 부분만을 분리하여 그 상품성을 부정할 것은 아니므로, 위 수건에 A가 상표권자인 이 사건 상표를 임의로 표시하거나 이 사건 상표가 표시된 수건을 양도한 행위는 상표법상 상표의 사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위 수건 중 무상으로 제공된 부분은 상표법상 상품이 아니라는 전제에서 상표법위반의 공소사실 중 일부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7.    시사점

기존 판례는 판촉물은 교환가치를 가지고 독립된 상거래의 목적물이 되는 물품이라고 볼 수 없고, 따라서 이러한 물품에 상표를 표시한 것은 상표의 사용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한편 이번 사안은 제작된 물품 중 일부는 유상으로 양도되었고, 일부는 무상으로 양도된 경우에, 무상으로 양도된 부분을 분리하여 판촉물의 무상 제공과 마찬가지로 보아, 상표법상 상품이 아니라고 볼 것인지가 쟁점이 되었다. 대법원은 무상으로 양도된 부분을 기존 판촉물 무상 제공과 동일하게 보아 상표법상 상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였다. 이러한 판례의 태도에 따르면, 타인의 상표를 표시한 물품이 일부 유상 판매, 일부 무상 양도가 혼재된 경우, 무상 양도된 부분을 포함한 전체가 상표법상 상품에 해당하며, 이러한 상품의 양도 행위는 상표의 사용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